Apartments 디지털 반추상

 

 

Apartments
2012 Digilog Artworks (3441) Image size 5,000 x 5,000 Pixels (71.5M) Resolution 300dpi.  

 

   고사성어에 회사후소(繪事後素)란 말이 있다.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이 있은 이후에 한다는 말로 본질이 있은 연후에 꾸밈이 있음을
말한다. 흰 바탕이란 본질이 없으면 제대로 그림을 이룰 수 없음인데 특히 인쇄나 프린트를
해보면 바탕색의 중요감을 실감케 된다. 그것은 아마도 비유에 불과할 것이고 매사에 본질을
망각한 허튼 포장이나 치장을 하지 말라는 뜻일 것이다.

 

   설혹 내가 그림의 주제를 집합주택인 아파트로 가닥을 잡았다고 치자.
내가 무슨 분양 팜프렛의 투시도도 아니고 그 성냥곽 같은 외관을 무엇 하러  그리겠는가?
사람들이 모여사는 군락의 상징인 아파트를 통하여 온갖 희로애락이 녹아 있는 현대인들의
삶을 단면으로 보고 싶었을 뿐, 외관상의 모양새는 애당초 관심도 없었다.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두부 자르듯 단면을 통하여 발췌해 보는 것이 동기였고 그러한 작업을 통하여
치장하지 않은 본질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접근하고 싶었을 뿐이다. 아침에 눈뜨고 일어나서
기초화장, '화운데이션' 하나도 바르지 않은, 깨끗이 세안한 맑은 얼굴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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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양산 디자인-6종 디자인 작품

모 양산 제조회사에서 한 임원이 나의 사무실을 방문하였다.

매출규모로 국내 브랜드 중 2-3위를 하는 이 회사도 시장개척을 위하여

디자인이 필수라는 사실은 뼈저리게 느끼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좋은

디자인의 제품을 개발하기가 고충이라 실토하였다.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에서 자체 디자인실을 가질 수도 없고

갓 미대를 졸업한 저임금의 디자이너를 고용해 보았자 작품이

나오지 않고 연습만 시키며 급여를 주는데 2-3년 정도 키워놓으면

다른 회사로 가버리니 고통스럽다는 애로를 토로 하였다.

아무튼 그와 디자인 아웃소싱에 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제안할 디자인 샘플 몇 종을 일요일 하루 종일 작업을 하였다.

물론 프린팅 원고까지는 아니고 분위기만 보는 예비 디자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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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화되는 꽃 디지털 반추상

 

산화되는 꽃
2012 Digilog Artworks (3440) Image size 5,000 x 5,000 Pixels (71.5M) Resolution 300dpi.  

 

   꽃은 왜 우는가?
아니 꽃이 과연 울기라도 하는가?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분명히 꽃도 운다. 이런 가설은
깊지도 못 한 나의 지식에 근거한 것이 아니고 세계적인 '사이언스' 잡지 Nature에 실린
석학들의 연구결과에 토대를 두었다. 꽃을 포함한 모든 식물들도 나름대로의 고통(Pain)에
민감한 반응을 한다는 것이다. 가령 나뭇가지를 잘라내었을 때, 나무는 몹시 고통을 느끼고
상처부위에 진액을 분출하여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방어적 자세로 전환하지만 그 과정에서
사람의 경우 울음에 해당하는 음파가 발생하고 생체 리듬에 엄청난 변화가 증폭된다.

 

  꽃이라고 그러하지 않겠는가?
추워서 울고, 뜨거워서 울고, 목말라 울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파랑나비가 그리워서도
운다. 파릇한 젊음이 만개하였다가 시들어지고 말라비틀어지면 피 빛 울음을 울고 석양의
하늘을 보며 절규도 한다. 다만 우리가 모를 뿐이다. 안으로 삼키는 울음이 얼마나 많은데
사람들은 소리내어 눈물방울이 뚝뚝 떨어져야 우는 줄 안다. 정작 너무나 큰 슬픔은 울음
조차 나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눈에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것은 실체가 아닌 양, 그저
무심히 스쳐 지나가기 일쑤다. 아프다는 소리가 안 들리니 사람들은 꽃대를 가위로 삭뚝
잘라내고 아직은 한참이나 더 피어있을 꽃들을 일주일 즐기자고 화병에 꽂아두고 그것이
무슨 고상한 기품인 양 착각하며 속빈 강정 같은 우아를 뜬다.

 

  꽃도 이젠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산화하고 싶다.
花無十日紅이라고 때가 지나도 한참 지났음을 자각한 꽃은 구차하고 초라한 구걸이 싫다.
그리 마음 먹으며 스스로를 산화함으로써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켜내려고 안간 힘을 쓴다.
녹아내리건 산화하여 공기 중에 뿌려지건 이제는 이 모진 아픔과 작별할 시간인 것이다.
떠나야 할 때, 떠날 용기도 없으면 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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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계승-3 디지털 반추상

 

a sinful priest- (破誡僧-3)
2012 Digilog Artworks (3439) Image size 4,000 x 6,000 Pixels (68.7M) Resolution 300dpi.  

 

   부처님, 또는 예수님의 가름치심에 '이의 있습니다'라고 반대 의사를 표현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행위를 '파계'라고 한다. 특히 나는 불교에 대하여 잘 모르고 석가모니의 경전에
어떤 부분이 불합리하다거나 이견을 낼만큼 현실감각이 맞지 않은 것인지 명확한 이론을
제시할 입장도 아니다. 다만 그러한 Anti-Buddhism에 이르기까지의 수많은 고통과 번민은
실로 가늠키 힘든 부피의 갈등이 아니었을까 하는 점이 관심사였을 뿐이다.
  파계란 불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기독교나 다른 종교에도 존재한다.
감히 성스러운 교리에 반기를 드는 사람이, 그것도 그 세계를 동경하고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나름대로의 이론을 정립하지 않고 어찌 불경스럽게, 감히  Objection을 할 수 있겠는가?
끊임없는 의구심과 내면의 소리에 발목이 잡혀 번민과 갈등을 겪었을 파계자(transgressor)
들의 행적들을 한번쯤은, 적어도 이미지만이라도 접해 보고싶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파계는 계율을 지키고 실천하는 것에 비하여 신에 의하여 상당한 응징과 보복의 대상으로
느껴지지만 사실은 가장 인간다운 본연의 모습일 수도 있다. 인간답게 사고하고 인간답게
해석하려는 의도데에서 파계의 씨앗은 이미 뿌려진 것이었다. 이러한 파계자들에게 우리는
돌을 던질 수 있는가? 마치 불량 서클의 못된 학생처럼 일괄적으로 매도할 근거가 있는가?

 

   파계자의 행위를 현실적으로 더 실감나게 표현하자면 '난 그렇게는 못 하겠소'이다.
'부처님(혹은 하나님) 가름침대로 하라는데 왜 너만 못 해?'
'저도 그리 해보려 무던히 노력해보았어요'
'그런데?'
'싫어요'
'그럼 너 어떻게 되는 지 알지?'
'알아도 안 할래요'
'후회 안 하지?'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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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나무-2 디지털 반추상

 

 

 

Thinking Trees (생각하는 나무-2)
2012 Digilog Artworks (3438) Image size 6,000 x 6,000 Pixels (103.0M) Resolution 300dpi.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지각(perception)이란 인간과 동물 같은 유기체가 감각기관을 통해
외부의 사물이나 자극을 의식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 말은 오래전부터 널리 쓰이는 용어로
확고한 자리를 잡고 있지만, 최근 일부 심리학자들은 과정이나 활동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지각과정(perceiving)이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비슷하게 쓰이는 용어로
감각과 지각이 있는데 감각(sensation)은 외부로 부터 얻어지는 어떤 자극으로부터 즉각
얻어지는 직접적인 데이터에 적용하고, 지각은 감각을 자극과 관계지을 수 있는 것을 포함한
보다 넓은 의식(awareness)이라고 보면 된다.

 

   지각과 감각과 관념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변환하는가가 이 작품의 관점이다.
마지막 제목을 정하면서도 끊임없이 고민하였는데 황폐하고도 무지한 나의 내면세계에 대한
고찰마저 한계를 드러내어 오랜 시간 공회전을 하였다. <생각하는 나무>에 정착하면서 겨우
안도의 숨을 쉬게 되는데 여전히 숙제를 하다만 느낌을 지울 수 없어 책도 뒤지고 인터넷에서
검색도 하면서 애꿎은 담배만 연신 피웠다. 수학공식처럼 정답을 낼 방도는 없으나 적어도
그런 단어들 사이를 맴돌고 맴돌기를 얼마동안 하였을까? 나의 하루는 밀린 빨래를 다림질하듯
또 그렇게 분주하게 펼쳐졌다. 웬 빨래 감이 그리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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